저는 고등학생입니다. 친오빠도 고등학생이에요솔직히 말하면 엄마 아빠가 결혼을 늦게 하신 편이기도 해서 아빠가 정년퇴직할 나이도 한참 지난 듯한데도 매일매일 꼭두새벽에 일하러나가시는데 그게 너무 죄송스러워요.아버지는 정말 이제 정년퇴직하고 쉴때가 되었거든요온몸이 쉬라고 아우성을 치는 듯 히는 아버지의 건강 상태를 저희 가족 모두가 인지하고 있고 심지어 어머니는 암에 걸리셔서 돈도 많이 나가고 힘드신 상황이에요.그런 상황에서 저희 오빠랑 저 밥 챙겨주려고, 깨끗한 옷 입게 해주려고, 이것저것 원래 어머니가 하시던 집안일 맡아서 하세요. 물론 오빠와 저도 집안일을 어머니 대신 하긴 하지만 아버지께서 적극적으로 맡아 하시고 싶어 하세요. 오빠는 고3이고 저는 고1인데 솔직히 고등학생 과외비에 스카, 학원비 등등 돈 되게 많이 들잖아요. 거기에 어머니 수술비에 항암치료비.. 아버지는 항상 회사에 계시고 어머니는 병원에 계시니 집에서는 계속 배달비가 나오고요...그냥 너무.. 아버지의 수명을 뺏어 쓰는 기분이라서 그게 너무너무 죄송스러워요.심지어 저는 공부 못하는 편에 속하거든요. 열심히 해도 그게 잘 결과로 도출된 적이 없는 듯해요.빨리 취업해서 엄마아빠 호강시켜드리고싶어요. 엄마아빠가 새옷을 팍팍 샀으면 좋겠어요. 좋은 질의 옷을 입었으면 좋겠어요. 좋은 공기 마시고 좋은 음식만 맛있는 음식만 먹었으면 좋겠어요.건강에도 아무 문제가 없으면 좋겠어요.물론 오빠나 제가 알바를 해야 한다거나 그럴 정도로 형편이 안 좋은 건 아니지만.. 그 형편 전부 모두 아버지의 피 같은 희생 덕인 거잖아요..제가 뭐라고 운 좋게 서울에서 태어나 이런 부모님을 만나고 좋은 대접을 받고 부모님의 수명 깎아가는 듯이 살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그에 대한 보답을 저는 부모님께서 제게 준 만큼 다시 못 돌려드릴 것 같아요. 그만큼 너무 받은 게 많아서 너무 죄송스럽고 때론 빚처럼 느껴져요.생각해 보면 사고 싶은 거, 입고 싶은 거, 다니고 싶은 학원, 해보고 싶은 거, 먹고 싶은 거 말만 하면 안 들어주신 적이 없었더라고요...밥 먹을 때도 항상 고기반찬 일부러 저희 먹으라고 피해드시기도 하고.. 근데 전 중학생 때 사춘기가 세게 와서 맨날 짜증 내고 화내고 방에 틀어박혀서 폰만 들여다보고...엄청 좋은 대학 가서 대기업 취업해서 돈 많이 벌어서 호강시켜드리고 싶은데 지금도 불안불안한데 그때까지 어머니 아버지가 건강하실지도 모르겠고요.. 전 인서울 도 못할 것 같아요또 제가 좀 무뚝뚝한 편이고 털털한 편이라 엄마아빠한테 뭔가.. 오글거리는 말도 잘 못하겠고 이런 진심도 말 못 하겠어요. 말해봤자 달라질 것도 없는 것 같고요..정말 가끔은 제 존재 자체가 불효가 아닐까 싶어 죄송스러워요.두서없이 그냥 와다다쓴 글이라 정신도 없을텐데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아무튼.. 뭔가 이런 진심들을 얘기하고도 싶고 그런데 어떻게 할지 모르겠어요.. 심지어 아빠는 항상 회사에 계셔서 많이 친하지도 않고요.. 아빠랑 단둘이 있으면 살짝 어색한 게 있거든요...그리고 제가 곧 생일인데 생일선물 뭐 가지고 싶냐 이런 식으로 물어보시는데 솔직히 제가 뭐라고 그런걸 받아도 괜찮은지 모르겠어요.. 그냥... 다 너무 미안하고 제가 현역으로 꼭 대학 가고 싶은데 제 노력만큼 정말 이게.. 결과가 안 나오는 것 같아요..아바나이면 정말 정년퇴직하고도 훨씬 남을 나이세요... 년생이 6으로 시작하시고요... 아... 진짜 미치겠어요.. 어떡하죠..마음으로는 엄마 아빠 대신 제가 허리 아프고 싶고 암걸리고싶어요 정말로요..